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기를 좋아한다.

작은 코 작은 입 작은 발 작은발가락 작은발톱 작은 손 작은 손톱

아기를 정말 좋아한다.

일시적인 변덕으로 아기가 좋다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때부터 그래왔다. 시골에 내려가면 친척동생 아가들은 다 내가 도맡아 돌보았고 그게 너무나도 좋았다.

그리고 우리집 막내는 내가 초1때 태어나서 여러모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서 반쯤은 내가 키우다시피 했다.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게 때로는 괴로웠지만 그래도 동생이 너무 귀여웠다.




어른들은 농담으로 '아기 좋아하면 결혼할 때가 다 된거라는데' 하신다.

아마 결혼을 하면 애를 낳게되니까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기를 좋아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는 것과 아기를 낳아서 키우는 것과는 다르다.

난 단순히 아기 밥을 챙기고 기저귀를 갈고 돌보고 놀아주는 것 밖에 하지 않았지만 아기를 기른다 아니 한사람의 인간을 기른다는것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난 폭력이 싫고 그래서 부모님의 체벌이 정말 싫었다.그런데 난 어려서부터 접해온 방식이 그것밖에 없어서 감정이 격해지면 폭력을 행해서라도 상대방이 행하고있는 '빌어먹을 행동'을 멈추고 싶거나 내 감정을 표출하고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그런상태에서 나라는 사람이 한 사람을 기를 수 있을 것인가 싶다.

한 인격을 기르면서 그것이 '내 소유물'이 아님을 명확하게 인식하고서 무의식중에라도 그런식으로 행동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전혀 들지 않고, 아이가 '전혀 옳지 못한' 일을 할때 어떤 식으로 설득해야하는 지 모르겠다.

아이라는 인격체들은 어쩌면 말을 잘 들을 것 같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서 사람이 말만으로는 도저히 못알아듣는구나 하고 조금씩 실망하고 있어서 더더욱 자신이 없다.

내가 지독히 혐오하는 짓을 무의식중에 내가 한다는 걸 느끼고 괴로운데, 아이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내 자신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데.


게다가, 더욱이 나는 내 스스로 이기적이라는걸 알지만 아이를 위해 '희생'하고 싶지 않다.

이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말 수많은 희생을 해내야 하는데,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하는 희생들을 보면 그런 걸 할 자신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왜냐하면- 나부터가 그 희생을 인지 하면서도 끊임없이 그것을 '모르는' 말들을 내뱉고 행동하니까.

그리고 만약에 내가 육아때문에 후에 내가 갖게 될 직업에서 불이익이라도 받는다면 정말 나는 견디기 힘들 것 같다.

나와 같은 생각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이 낳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과 거부감을 지니고 있다고 보이고, 아이를 낳지 않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에서는 아이를 낳으라는 장려운동과 정책을 펼치겠지만. 그래도 그게 과연 실질적인 정책일 것이며 그렇다면 아이를 낳고 나서 그 모든 교육과 금전과 인격의 책임은 가족으로 돌아오게 되겠지.

그런 큰 책임을 맡을 자신이 없다.


아이는 좋지만, 돌보는 건 좋지만 내 아이를 낳아 기르는건 싫다.

모순적이라고 해도, 이중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일단 나는 나와 같은 아이가 태어날까 두렵고

아이라는 인격체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두렵다.



후 복잡하다.

모르겠다. 철이 없는 생각일수도 있고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생각일수도 있고 짧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무섭다는거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비월군 | 2009/07/04 01:19 | 일상잡담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biwall.egloos.com/tb/242769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잉여롭게살고파요 '3'/~☆ hyeaterm@hotmail.com
by 비월군
비월군입니다



DFHS우주 최강 그레이트 카툰&애니메이션 서클 카니 8기.
2008년 수능을 봅니다.
18금 여성향 창작커뮤니티.

2차창작 동맹

얼마블연

렛츠리뷰
카테고리
돈!돈님!
사운드 호라이즌
일상잡담
화풀이버럭
냥이들
문답
혼자서도잘만들어요
홀릭중~☆
구매목록
구매예정목록
녹음
*마왕일기패러디
*심연지애
*이것저것
과제
태그
와우 달려라 즐거웠습니다 휴가 점수는 기념일 내짤방 자다가도하이킥 마왕일기패러디 여시야 오늘의다짐 몸치 피가부족해 고삼은공부나 에어로빅 돌아오지않을거라네 에세이쓰기 블리자드 날아간 행복했어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전화공격 wow 나좀살ㄹ렬조 전국블로거노래자랑 뻘소리 힐좀줘 새벽한시 꺄아 애인님이최고다
최근 등록된 덧글
꿈도 희망도 없어 이젠..
by 프뢰 at 16:14
망했어 이젠...
by 역설 at 14:41
틀렸어 이젠...
by 길시언 at 10:21
ㅠㅠ 나 있는데 외창 29에..
by ECC at 11/06
신종플루 공결제를 사용..
by ECC at 11/06
.../애도 사회생활
by 엘레나시아 at 11/05
안돼애애애애애애애액
by 역설 at 11/05
............서버..
by 타츠란 at 11/05
아, 앙대!!
by 암울한아이 at 11/05
...........이런...
by 라쿤J at 11/05
이전블로그
2009년 12월
2009년 11월
2009년 10월
2009년 09월
2009년 08월
2009년 07월
2009년 06월
2009년 05월
2009년 04월
2009년 03월
2009년 02월
2009년 01월
2008년 12월
2008년 11월
2008년 10월
2008년 09월
2008년 08월
2008년 07월
2008년 06월
2008년 05월
2008년 04월
2008년 03월
2008년 02월
2008년 01월
2007년 12월
2007년 11월
2007년 10월
이글루 파인더
rss

skin by 철이